개인적으로 팀 버튼의 영화들은 뭘 잡든간에 평타는 쳤던 것 같다. 감독 이름을 보고 영화를 보면 명작이다...까지는 아니어도 보는 시간 동안 충분한 즐거움은 얻었다는 뜻이다. 팀 버튼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옛날의 그 날카로움과 유머 감각을 잃어간다는 평가들도 적잖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 감독이 가진 톡톡 튀는 색채 자체가 빠진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팀 버튼이 2022년도에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를 시작으로 해병혼 부활식을 거행하는 것 같더니만, 이번에 비틀쥬스 비틀쥬스로 레알 개같이도 부활했다. 모든 게 다 기괴한데, 대체 무엇이 비틀렸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무심한 듯 잔인하게 치고 지나가는 유쾌하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한 그런 느낌의 스토리... 그 설명 불가능한 팀 버튼 고유의 매력을 담고 있는 게 바로 올해 나온 이 비틀쥬스 속편이다.
비틀쥬스 1편의 주인공이었던 리디아 (위노나 라이더). 작중에서 1편으로부터 36년이 흐른 지금, 유령을 볼 수 있는 능력자로 TV 쇼 등에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정
실제로도 유령이나 온갖 기현상을 보고 느끼며 교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데다가, 유령 갈배 비틀쥬스가 여전히 리디아에 대한 구질구질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는 계속 리디아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다시 비틀쥬스와 조우하게 되고 마는데.... 그로 인해서 2편의 모든 파멸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악! 걷는 자를 앉은뱅이로!! 보는 자를 맹인으로!! 산 자를 죽은 자로!! 양남을 한나무로!! 리버스 기적을 행하시는 오도짜세기합 웬즈데이 해병님!! .......이 아니라, 주인공 리디아의 틴에이저 딸내미 아스트리드
개인적으로 팀 버튼이 새롭게 찾아낸 전도유망한 배우가 아닐까 싶은데, 웬즈데이에서 그의 진가를 눈여겨 보고 이 작품에도 리디아의 딸이란 배역으로 등장을 시킨 듯 싶다. 마지막에 그 모든 혼돈을 해결한 히어로 역할도 결국 이 캐릭터가 담당하는 걸 보면 팀 버튼이 어지간히 밀어주는 게 아닌 듯
초반부에 리디아의 애비가 어떻게 급사해부럿나 설명하는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장면에서 개 빠갬 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새들이 짝짓기하는 장면을 관찰하기 위해(........) 비행기 타고가던 도중, 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그대로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남성스럽게 재기하는 줄 알았더니........ 간신히 비행기 파편에 매달려서 구차한 목숨을 이어보려고 발악하던 도중 상어한테 반갈죽 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리디아 애비가 재기처리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던데, 리디아 애비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극악무도하게도 미성년자 성범죄 관련 사건을 저질러서 사회적 매장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사회적 매장 말고 그냥 생매장을 시키는 게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그래서 그남은 영화 후반부에 상어에게 한 입 먹힌 영혼의 모습으로 자기 여편과 재회함 ㄲㄲㄲㄲㄲㄲ 언제봐도 기분 좋은 팀버튼식 지독한 개그
근데 부인인 딜리아도 정말 어이없는 사고로 죽었다는 건 안 개그. 이런 뜬금없는 죽음도 이 감독 작품에서는 정말 거의 고정 소재
아스트리드에 이어서 비틀쥬스 2에 등장한 뉴페이스, 델로레스. 배우는 무려 모니카 벨루치
비틀쥬스의 전처이자 영혼 포식자들의 단장이라는 간지나는 타이틀을 달고 계신 분으로, 이분에게 걸린 유령들은 그대로 쭉쭉 빨아먹혀 존재 자체가 소멸당하고 만다는 설정. 마치 아쎄이들의 영혼을 긴빠이해다 해병스테이크를 만들어 존재를 소멸시킨다는 오도엘 악기엘 바리엘 해병천사들과 같구나!!
델로레스의 진짜 목적은 비틀쥬스 갈배의 영혼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그렇기에 저승의 경찰들도 비틀쥬스에게 델로레스의 위험성을 상기시켜주며 그의 눈에 띄지 않게 얌전히 지내라고 경고를 할 정도
웬즈데이 드라마에 이어서 이성애의 유해성에 대해 설파중이신 팀 버튼 감독님
웬즈데이에서도 메인 커플이 사실 냄져쪽이 재생불가능한 개키리여서 폐기당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비틀쥬스 2에서도 그 설정은 여전하다.
엄마인 리디아의 재혼 상대도, 딸인 아스트리드의 냄져친구도 다 말법적인 존재들로서 결국 마지막에 카르마 쳐맞고 폭발사산한다는 그런 이야기. 할리우드 대감독이 전해주는 무해한 4B운동 대환영
리디아의 전남편이자, 아스트리드의 애비인 리처드와 저승에서 재회하는 장면. 해병금붕어.....아니, 피라냐에게 뜯어먹혀 죽었기 때문에 영혼의 상태가 되어서도 피라냐를 주렁주렁 달고 다닌다는 설정인데...... 그럼 팀버튼 유니버스에서는 중동의 모래 요정이라거나 한강 철근 요정을 볼 수 있는.......읍!읍!읍!
그보다 저 피라냐... 아무래도 감독이 웬즈데이 1화에서 웬즈데이가 수영장에 해병금붕어...아니, 피라냐를 풀어서 학교 일진을 한나무로 만드는 장면 셀프 패러디인 듯 ㄲㄲㄲㄲㄲㄲ
아스트리드가 아니었으면 이번에야말로 찐으로 거행될 뻔한 비틀쥬스와 리디아의 결혼식
그래도 36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저 리디아이기 때문에 결혼하고 싶다는 비틀쥬스 그남의 사랑은 나름대로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가? 아닌가?
오도짜세 아스트리드가 이 혐혼식을 빠개버리는 그 신박한 방법은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아쎄이!!
그리고 통수에 통수를 치는 막판 반전 ㄲㄲㄲㄲㄲㄲㄲㄲㄲ 역시 감독은 이 작품을 절대로 평온하게 마무리하고 싶지 앟았던 게 분명하다 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뱀발로, 팀 버튼은 자신의 작품 내에서 언제나 산 자의 세계보다 죽은 자의 세계에 더 애정을 가지고 묘사하는 듯하다. 유령신부에서도 무채색과 가식으로 도배된 산 자의 세계와 다양한 색채와 솔직함이 돋보이는 죽은 자의 세계가 대조되어 보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클리세가 적용되어 죽은 자의 세계가 더 생기발랄하게 표현된 게 흥미롭더라고
물론 죽은 자의 세계에서도 산 자들의 세계와 다름없이 나름대로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조직이 있고, 사람들이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그에 종사하며 사회 질서를 지키면서 지내는 걸 보면 완전하게 자유로운 세상이다...라고 보긴 애매한 측면이 있지만, 그것 역시도 감독은 죽음 역시 완전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일 수도 있으니 죽음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평점 매기는 뻔한 짓은 때려접고 그냥 단순하게 기분 좋은 작품이다. 한번쯤은 볼 가치가 있는 기합찬 영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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