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더현대 서울 백화점 6층에서 열린 <렘브란트에서 고야까지> 전시회를 관람하고 왔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톨레도 미술관에서 특별히 엄선된 작품들을 총52점 들여왔다는데, 많은 수는 아니지만 작품 퀄리티며 구성이 탄탄해서 보고난 후 관람료 23,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로마군이 자신을 체포하러 바로 목전까지 다가온 순간의 예수뽀이의 인간적인 고뇌와 두려움이 드러나는, 그럼에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처연함이 드러나는 명작 <겟세마네의 기도>

<아일라우 전장의 나폴레옹>
아일라우 전투의 승리자이면서 동시에 부상자들을 자애롭게 돌봐주는 유능한 지도자로서의 나폴레옹의 모습을 강조하는 프로파간다적인 작품

더럽게 유명해서 구구절절한 TMI를 달 필요도 없는 작품이지.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세레스 백작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전속 화가였던 엘리자베트 루이즈 비제 르 브룅의 작품이지.
이 르 브룅이라는 화가는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리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의 특징이며 분위기가 잘 드러나게 묘사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좋아하는 화가임

평범하고 소박한 느낌이긴 한데 검은 옷과 대비되는 정교한 레이스 칼라 묘사가 마음에 들었던 <남자의 초상>

<로마의 고대 유물 복원가의 작업실>

<그리스도와 백부장>
뭐 성경의 한 장면을 묘사한 거라고 하는데, 종교인이 아닌 본인으로서는 전시회 중간에 놓인 해설집을 읽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로마인인 백부장이 예수뽀이를 찾아와서 자기 하인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간곡하게 기도했고, 그 믿음에 감탄한 예수뽀이가 하인의 병을 낫게 해주는 기적을 선보였다... 그런 얘기?

은은한 청회색 물빛과 회갈색 건물의 대조, 그 주변의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 베네치아의 풍경을 묘사한 거라나.

성직자 복장을 한 아이.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그린 작품이라고 하니까, 한마디로 저 그림 속의 아이는 냄져아이라는 뜻

프라이라이차차차시스코........가 아니라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수레를 탄 아이들>
고야의 작품이라고 하면 그 뭐시기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도 그렇고, 블라스퍼머스에서 인용된 이미지들도 그렇고 해서 좀 음침한 느낌이 있긴 한데,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저렇게 산뜻한 그림도 그렸다는 게 흥미롭지.
그러고보니 고야 작품 중에는 <옷을 벗은 마하> 같은 에로틱한 누드화도 있긴 하고.

<까막잡기 놀이>. 이번 전시회의 입장권과 포스터, 팜플렛 등을 장식한 메인 작품 중 하나지.
그냥 사랑스럽고 기분 좋아지는 작품. 더이상 설명이 필요한가?

<소네트를 읽는 양치기 여인>
여성쪽이 진짜 양치기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한 복장이라서 처음에는 무슨 귀족 여인과 그 옆에서 시중드는 하인을 그린 줄 알았음

<로앙 공주>. 흰 옷과 푸른 옷의 색채 대비가 유별나게 아름다웠던 작품


이 작품들은 <세탁하는 여인들> 이었던가? 신화 속 인물이나 왕족, 귀족이 아니라 서민 여성들의 평범한 일상을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들이라고.

<수문이 있는 풍경>

여자아이의 초상인 줄 알았더니, 이것 역시 알고보니 소남의 초상이었던 <마스터 헨리 호어>
서양 귀족 가문에서는 어린 소남들을 6~7살 이전까지는 치마를 입혀서 키웠고, 어느 정도 자란 이후에야 바지를 입혔다지

이번 전시회 작품 중 인물화 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웠다고 생각하는 작품, 베르네의 <젊은 여인의 초상>
여성의 새까만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흰 옷과 대비를 이루고, 연한 분홍색 스카프와 벨트가 은은하게 포인트를 주는 게 인상적이었던 그림

여성 화가 마리아 판 오스테르베이크의 정물화. 잘 보면 꽃송이마다 나비며 벌 등의 곤충들이 몰려들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특히 아래쪽 흰 꽃에 살짝 앉은 호박벌이 무지막지하게 커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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